고서화,민화,문양

[스크랩] 까치 문양

bizmoll 2013. 12. 31. 09:26

길상. 선행. 사랑의 전령. 보은. 예지. 기쁨. 신탁. 수다쟁이. 속물. 재앙(서양)

은하수에 다리놓아 견우직녀 상봉시켜 일년동안 맛본설움 만난설화 하게하소.
은하수의 한허리에 채색다리 놓으렬제 까막까막 까치들이 오작교를 놓았구나.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도좋네.
- 임동권, 「한국민요집」 중에서

비둘기와 함께 도심의 쓰레기통을 전전하는 천덕꾸러기 새,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몰려 한전으로부터 퇴치 대상으로 몰려버린 새. 헤어진 연인을 위해 오작교를 놓아 뭇사람들을 감동시켰던 까치의 요즘 근황이다.
하긴 몇 마리가 어울려 우는 소리를 듣자면 꽤나 요란스럽기도 한데 옛부터 유난히 시끄러운 사람을 가리켜 ‘아침 까치 같다’라고 한 걸 보면 까치 소리가 시끄럽긴 했던가보다.

지금이야 이런 신세지만 사실 까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길조로 인식되어왔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믿었으며 정월 열나흗날 울면 수수가 잘 여물고, 까치가 물을 차고 오르면 날이 갠다고도 하였다.
까치집이 있는 나무 아래에 집을 지으면 부자가 된다는 믿음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까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 에로스의 수호신으로 여겨져왔다.

‘일을 하지 않으면 사랑도 하지 말라’는 깐깐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옥황상제에 의해 강제로 별거에 들어간 견우와 직녀에게 까치는 사랑의 매듭이요, 전령이요, 말 그대로 사랑의 다리가 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해마다 칠석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는 두 게으른 연인들의 해후를 위해 병든 까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리를 만드는 데 총동원되는 것이다.
천문학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직녀성인 베가와 견우성인 알타이르 사이의 16광년이라는 다소 먼 거리를 맨몸으로 잇는다는 것인데 참으로 지극 정성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설화는 이상하게도 회화나 공예작품에 표현된 예가 거의 없다.
단 고구려의 한 고분벽화에서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으나 여기에는 까치가 표현되어 있지 않다.

또한 봉황이나 학처럼 문양으로 널리 사용되지도 못하였다. 착한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의 소박한 성격이 화려한 문양과 어울리지 못해서였을까. 그 대신 까치는 희작(喜鵲)이라는 이쁜 이름을 얻었다.
조선 후기의 그림 중에는 종종 두 마리의 까치가 등장해 쌍희(雙喜)를 상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호랑이나 고양이 등과 함께 등장해 ‘보희(報喜)’와 ‘모희( 喜)’를 나타내는 예가 더 흔하였다.
‘보희’는 ‘즐거움으로 보답한다’라는 의미로서 원래 중국에서 ‘표범과 까치’를 함께 그려 상징한 것이었지만,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호랑이가 표범 자리를 차고 앉은 것이다.
또한 ‘모희’는 노년의 즐거움을 뜻하는 것으로서 ‘고양이 묘(猫)’자의 발음이 80세부터 90세를 일컫는 ‘모()’자와 유사한 데서 유래한다.

글_김형진<발췌:디자인진흥원>


시전지(侍箋紙). 조선시대
떡살. 조선시대
작도(鵲圖). 조영. 조선시대. 서울대박물관 소장
출처 : colorplaying
글쓴이 : tex100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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