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정성이 담긴 우리들의 초상화 ● 서양미술사의 주인공은 인물화이다. 물론 풍경이나 정물도 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인물화에 비하면 그 비중은 현저히 낮다. 영웅주의적인 서양의 인물화는 인간 삶의 역사를 반영한다. 현실, 즉 실상을 반영하는 초상화 형식은 물론이려니와, 서사시적인 기록화 형식에서도 인물은 그림의 주인공이 되고 세계의 중심이 된다. 세계를 움직이는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당연한 자긍심의 발로이다. 그러나 개인중심으로 가는 현대사회에서 그림에 등장하는 인간의 모습은 외양보다는 내면에 집중된다. 인간사회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의미를 두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보다 미화하거나 차가운 느낌의 사실성을 부각시키는 인물화와는 다른 형태해석, 즉 변형 왜곡 따위와 같은 조형어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고찬규의 인물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영웅주의적인 이미지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왜소하고 나약하게만 보이는 현대인의 일상적인 모습이 있을 따름이다. 사회구조가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는 거대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그 공동체를 존재케 하는 부속물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그림에서 인간 개개인의 존재에 대한 영웅주의적인 설정방식은 이제 하나의 전설에 불과하다. 물론 현대사회에서도 영웅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쇼비니즘적인 허상일 따름이다. 그는 현대인물화는 무엇을 표현해야 할 것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영웅주의적인 삶의 모습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생활하는 소시민의 일상을 대상으로 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자신의 주변이나 오며가며 만나는 평범한 시민들이다. 어떤 특정인을 모델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로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로 우리 자신이거나 우리 이웃들일 가능성이 높다. ■ 신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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