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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題山水圖八帖 / 艸衣禪師

bizmoll 2013. 11. 11. 13:16

 

 

題山水圖八帖 -艸衣禪師-

 

  艸衣詩藁券之一

“題山水圖八帖”   제산수도팔첩

산수도 팔첩에 부쳐서 짓다

壬午 在大芚
임오년(1822년) 대둔사에서

艸衣禪師 意恂
초의선사 의순

恂 정성 순.㉠정성 미쁘다 진실하게 여기다 엄하다 (준)

 

 

 

 其一

冉冉谷中雨 晩來霽湖天。
 보슬보슬 끊임없던 산골짜기 비가 느지막이 호수가 하늘로부터 맑게 개어 온다.
 
娟娟湖上峯 蒼翠插橫煙。
 곱고도 곱구나! 호수 너머 산봉우리  가로지른 안개 속에 파르라니 우뚝하네.

森森綠樹下 輕輕泛虛船。
울창한 초록빛 숲 아래 빈 배 하나 가벼이 떠돌고

塵紛遙相絶 知君長醉玄。
티끌 같은 속세의 더러움 멀어져 가셨으니
그대의 현묘한 품성에 술 마신 듯 취했노라.

 

霽 비갤 제.㉠비 개다 비 그치다 노염 풀리다 풀리게 하다

*冉冉(염염)나아가는 꼴이 느릿느릿하다. 부드럽고 약하다.冉冉(염염)①나아가는 모양이 느림 ②약함. 晩來(만래) 늘그막.

娟娟(연연) 연연(姸姸). ①빛이 산뜻하게 아름답고 고움 ②아름답고 어여쁨

蒼翠(창취) (나무 따위가)싱싱하게 푸름.

插 꽂을 삽. 

*森森(삼삼)나무가 빽빽이 우거져 무성하다.

*輕輕(경경)말이나 행동이 가볍다.

*塵紛(진분)속세를 말함.

 

 

其二

 

霞橫碧梧底 屋露翠柳端。
붉은 노을 벽오동 아래 물들어 있고
이슬은 푸른 버들 끝에 영글었네.


冷冷飛來泉 雲外藏幾灣。
부서지는 폭포에서 차디찬 기운 날아들고
구름 밖 물굽이는 얼마나 되는지?


傳聞水窮處 瀟灑玉欄干。
전해들은 말로는 물길이 시작되는 곳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정자 한 칸 있다는데,


卽此上淸界 不許世人攀。
그곳이 바로 상청上淸 세계라
세인들의 발길이 닿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지. 

霞橫 하광. 노을 하. 橫 가로 횡.빛 광

*瀟灑(소쇄)맑고 깨끗함.

*玉欄干(옥난간)아름답게 장식된 정자를 뜻함.

*上淸界(상청계)가장 맑은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부처나 신선이 거처하는 곳, 도는 그런 마음의 경지. 도교에서는 최고 이상향을 나타내는 삼청(三淸)의 하나이며 삼원(三元)의 화생인 삼보군(三寶君) 중 영보군(靈寶軍)이 관할한다는 하늘이다.

 

 

 

 其三


花龕鎖雲跡 珠樓隱金碧。
 꽃그늘진 사당에는 구름의 자취 자욱한데 아름다운 누각은 단청 빛이 은은隱隱하다.

上有步虛臺 去天不盈尺。
그 너머엔 보허대步虛臺가 있어서 그 높이가 하늘에 닿을 듯하구나.

廋老太古松 削立天山石。
비밀스런 늙은 태고적 소나무와 깎아지른 듯 우뚝 솟은 천산天山의 바위여!

 

群仙朝玉京 留取鶴一隻
뭇 신선들 옥경玉京에 알현코자 외로이 남은 학 한 마리 타고 날아가네.

 

龕 감실 감.㉠감실(室: 신주를 모셔두는 장(欌)) 절의 탑 그릇 용 모양 난을 평정하다 이기다 담다 취하다

廋 숨길 수 .㉠숨기다 ㉡찾다

*金碧(금벽) 궁궐이나 사찰 등을 단청(丹靑)할 때 황금색과 푸른빛의 고운 색채로 칠한 것을 말함.
*步虛臺(보허대) 신선세계에 있다는 누대.

*玉京(옥경)하늘 위 옥황상제가 산다고 하는 가상적인 곳.

*盈尺(영척)한 자 미만의 넓이라는 뜻으로, 매우 좁음을 이르는 말.

 

其四

 

氈榻承案淨 膽甁傍爐香。
책상가엔 비단 깔개 깨끗이 깔려 있고 담병膽甁 곁엔 차 끓이는 다로茶爐가 향기롭다.

古石含蒼潤 新苗舒嫩黃。
이끼 낀 고석古石은 푸른 물기 머금어 윤이 나고
새로 돋은 싹은 노랗게 눈을 틔우네.


裊裊茶烟碧 冉冉雲氣凉。
차 달이는 연기 하늘하늘 푸르고 서늘한 구름 느릿느릿 감도누나.

側想幽人意 皎皎潔冰霜。
신선의 뜻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맑디맑아 깨끗하기가 얼음과 서리 같으리라.

 

氈 모전 전. ㉠모전(毛: 솜털로 만든 모직물) 담요(毯-) 융단(絨緞) 양탄자(洋--)

榻 걸상 탑 ㉠걸상 평상(平牀ㆍ平床) 책상(冊床) 탁자(卓子) 침상(寢牀) 약(弱)한 모양 거칠다 모사하다(模寫--)

嫩 어릴 눈. ㉠어리다 연약하다(軟弱--) 미숙하다(未熟--) (색깔이)엷다 경미하다 단단하지 아니하다  

간드러질 뇨(요)㉠간드러지다㉡끈목을 말에 걸쳐 꾸미다㉢사물의 상태

裊裊 [형] 1.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양.
*膽甁(담병)목이 길고 배가 불룩한 병.
*茶烟(다연) 차를 달일 때 나는 연기. 

*雲氣(운기)기상(氣象)이 달라짐에 따라 구름이 움직이는 모양(模樣).

皎皎 교교 ①(달이)휘영청 밝음 ②흰 빛깔이 깨끗함   

 

其五

 

山雨曉澄霽 雲歸嵐未斂。
산 중에 내리던 비 새벽 들자 맑게 개이고
구름은 걷혔지만 축축한 산기운은 가시지 않았는데


芳樹含淸潤 綠溪揚泛灔。
꽃나무 청초하게 물기 머금었고 푸른 시냇물 넘실넘실 출렁이네.

隔花茅擔(=檐)淨 隱柳烟沼暗。
꽃 사이 초가지붕의 처마는 깨끗하고 버드나무에 가려진 연못에는 안개가 자욱하고

憐君高臥處 邈爾謝榮艶。
그립구나! 그대가 은거하여 머무는 곳
세상의 부귀영화富貴榮華와는 아득하니 멀어져 있나니. 

 

嵐 남기 람.㉠남기(嵐氣: 산 속에 생기는 아지랑이같은 기운) 산 이름 산바람

물결 출렁거릴 염 ㉠물결이 출렁거리다
*芳樹(방수)좋은 향기가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꽃나무’를 이르는 말. 
*茅檐(모첨)초가지붕의 처마. 
*高臥處(고와처)고와高臥는 베개를 높이 하고 편히 눕는다는 뜻으로, 벼슬을 하지 아니하고 은거하여 세속에서 벗어나 생활함을 이르는 말. 고와처高臥處는 그러한 거처.
邈 멀 막. ㉠멀다 아득하다 근심하다 업신여기다

 

 

其六

 

懸瀑丹霞外 寶刹翠屛中。
붉은 노을 너머로 폭포수 걸려있고
사찰 한 채 푸르른 병풍 같은 산중에 자리했네.


露洗秋山淨 霜醉晩林紅。
이슬은 가을 산을 깨끗이 씻어내고
서리는 해 저물녘 붉게 물든 단풍 숲에 취해 있구나.


白雲凝下界 無路世相通。
자욱한 흰 구름 하계下界 뒤덮으니 세상과 통하는 길 끊어져 사라졌네.

唯有淸心磬 裊裊度冷風。
오직 마음 맑게 하는 풍경 소리만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찬바람과 어울리고 있구나. 

懸瀑 현폭. 매우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 

凝 엉길 응 ㉠엉기다, 한데 뭉치어 붙다 얼다, 얼어붙다 차다, 춥다 굳다, 굳어지다, 굳어지게 하다 모으다, 집중하다(集中--) 머무르다, 한 곳에 멎다

*寶刹(보찰) 절을 높여 이르는 말.
*下界(하계) 하늘나라에 상대(相對)하여, 사람이 사는 이 세상(世上)을 일컫는 말.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일컫는 말.

 

 

其七

凉臺臨碧? 胡床覆松陰。
서늘한 누대는 푸른 계곡물과 맞닿아 있고
널찍한 평상은 소나무 그늘에 덮였네.


花氣薰野酌 山風韻綺琴。
꽃향기 들판에서 마시는 술 향기롭게 하고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 산바람에 울려 퍼지누나.

蒼巖古色 上有凌雲岑。
고색창연한 이끼 서린 푸른 바위 구름 위로 솟은 산봉우리 위에 자리했는데

 

莫測五雲裏 瓊樓信幾深。
오색구름 속을 헤아릴 길 없으니
아름다운 누대는 얼마나 깊이 있는 것일까? 

胡床 걸상처럼 된 간단()한 접의자.

綺 비단 기.㉠비단(緋緞) 무늬 좋은 비단(緋緞) 무늬, 광택 곱다, 아름답다

饒 넉넉할 요. ㉠넉넉하다 넉넉하게 하다 기름지다 두텁다 용서하다(容恕--) 너그럽다

*野酌(야작) 들에서 마시는 술. 들에서 술을 마심.

岑 봉우리 잠. ㉠봉우리 산봉우리 낭떠러지 언덕 높다

 

 

 

 其八

 

新占閒田地 眞賞窮愉悅。
한가한 전원에 집터를 새로 잡았으니 아름다운 경치에 즐겁기 한이 없구나.

 

履雜?底雲 窓含松上月。
발걸음은 계곡물 아래 구름과 뒤섞이고
창문엔 소나무 위에 걸린 달이 담겼구나.


觀魚臨淸連 聽禽坐晩樾。
맑은 물가에 기대어 물고기 바라보고
저녁 어스름 나무 그늘에 앉아 새소리 듣노라니


自笑憂慮重 終懷杞天蹶。
근심걱정 많은 것에 절로 웃음이 나
하루 종일 하늘이 무너질까 헛된 걱정 하였구나.

 

愉悅 유열.유쾌하고 기쁨. 즐거움

*新占(신점) 집터나 묏자리를 새로 잡음. 

나무 그늘 월 ㉠나무 그늘㉡가로수
넘어질 궐/일어설 궐, 뛰어 일어날 궤 ⓐ뛰어 일어나다 (궤) 움직이다 (궤) 허둥지둥하다( 궤) 넘어지다 뛰다 거꾸러뜨리다 밟다 차다 일어서다 달리다 

 

예부터 제화시題畵詩는〈시화일치詩畵一致〉라 해서 그림이 담고 있는 진의와 풍취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언어로 옮길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되었다. 단순한 장면 나열에 그쳐서도 안 괴고, 지나치게 난해한 작품 해설도 좋은 제화시라 할 수 없었다. 그림 속에 담겨진 상황을 핍진하게 묘사하면서 화가의 높고 깊은 품성도 시어로 옮길 수 있어야 진정한 제화시의 진수를 얻었다고 말했던 것이다.

초의도 산수화 여덟폭에 각각 1수씩 제화시를 썼다. 이 시의 내용으로 보나 제목을 볼 때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소재한 한 작품이었을 것이다.

 

 

출처 : 마음의 정원
글쓴이 : 마음의 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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