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그녀를 녹이는 감동의 순간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믿는 여자들도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로망이 있다. 커플링을 끼워주며 읊조리는 연인의 달콤한 한마디, “Would you marry me?(나와 결혼해 주겠어?)” 리얼리즘으로 점철된 인생에서 핑크빛 로맨스 드라마가 연출되는 유일한 순간, 바로 청혼이다.
‘이심전심’을 외치는 무뚝뚝한 남자와 프러포즈만은 양보할 수 없는 깐깐한 여자. 새봄, 이들의 격전 소식이 사방에서 들려온다. 양성평등 불가침영역, 10년을 사귄 연인도, 결혼을 전제로 만난 맞선 커플도 한결같이 봉착하는 연애의 최종 난관, 프러포즈. “사랑의 모든 의례 중 가장 두렵고 어려운”(메건 트레지더의 책 <사랑의 비밀> 중) 이 관문에서 고민하고 있는 안타까운 청춘들을 위해 프러포즈의 고수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들이 조언하는 ‘Art of Propose(청혼의 기술)’ 10계명을 공개한다.
1. 특급보안을 유지하라
여자는 자신의 역사적 순간과 ‘문득’ 마주치고 싶다. 꼬마 때부터 기다려온 프러포즈의 순간이 반전이 공개된 스릴러 영화처럼 김빠지길 원하는 여자는 없다.
2005년 결혼한 홍혜진(32ㆍ미디어플래너)씨는 선교여행차 이집트에 갔다가 새벽 4시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장시간 여행에 지친 홍씨가 무심코 텅 빈 공항 터미널로 눈길을 돌렸을 때, 저 멀리 회색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남자친구가 하얀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홍씨가 다가가자 남자친구는 한 장 한 장 스케치북을 넘겼고, 스케치북에는 청혼의 메시지가 씌어져 있었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응용한 이 기습 프러포즈에 홍씨는 즉각 “예스!”를 외쳤다.
2. 늦은 밤, 물가, 높은 곳에서
전통적으로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운지가 최고의 프러포즈 장소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높은 곳에 있으면 사람은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 물을 바라보면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므로 물을 끼고 있는 장소에서는 성공확률이 더 높아진다. 시간적으로는 야경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늦은 밤이 최적이다. 프러포즈 후의 쑥스러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집에 가서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시간이 최대한 짧아야 한다.
3. 메신저는 사절, 마주보고 직접 하라
아무리 부끄러워도 프러포즈는 직접 해야 한다. 비싼 돈 들여 이벤트 회사를 동원하고 성악가를 대동해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도 본인의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는다. 얼굴을 직접 마주보지 않는 이메일이나 전화는 절대 금물. 특히 결혼날짜를 잡아두고 마지못해 하는 요식적 프러포즈는 여자에게 “나는 헐값”이라는 상처만 남긴다.
4. 자신감으로 무장하라
2006년 결혼한 김나경(33ㆍ회사원)씨는 평소 수줍은 성격의 남자친구가 박력있게 외친 한 마디에 반해 그 자리에서 결혼을 승낙했다. “나만 믿어. 행복하게 해 줄게.” 김씨는 “그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만큼 어리지는 않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만큼은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여자들은 안다, 행복은 각자의 몫이라는 걸. 하지만 프러포즈를 받는 순간만큼은 그런 믿음직스럽고 듬직한 거짓말에 기꺼이 속고 싶다.
5. ‘대국민선언’은 신중하게
여자에겐 만인 앞에서 그 사랑을 공증받고 싶은 확인심리가 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520명의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공개 프러포즈를 받고 싶다는 여성이 71.2%였다. 하지만 그 나머지 28.8%의 여성에 주목하라. 이들에게 ‘대국민선언’ 같은 공개 프러포즈는 역효과만 부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30대 여성은 “방송 프로그램에 방청객으로 갔다가 사전 준비한 남편한테 무대 위에서 프러포즈를 받았는데 솔직히 짜증났다”며 “둘만의 내밀하고 소중한 의식을 그런 식으로 치르고 싶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상대가 내성적일 경우 특히 주의.
6. 러브스토리에 BGM을 깔아라
이 극적인 순간에 배경음악이 없어서야! 로맨틱한 분위기로 이끌어줄 둘만의 BGM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연애강사 1호 이명길씨는 “프러포즈에 음악은 필수”라며 “음악을 들려주기 마땅찮은 장소라면 스피커라도 들고 가라”고 강조했다. 프러포즈 때 들었던 음악이 흘러나오면 미래의 아내도 바가지 긁기를 잠시 멈출 것이다.
7. 정성과 진정성으로 감동시켜라
프러포즈는 평소에는 쑥스러워서 하지 못하는 사랑의 고백을 쏟아놓는 자리다. 아름답고 고귀하게 대우받고 싶다는 욕망을 진정성으로 충족시켜줘야 한다. 김진영(30ㆍ교사)씨는 펜션에서 남자친구가 틀어주는 DVD를 보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어버렸다. 3년간 연애하며 찍은 두 사람의 사진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면서, “평생 지켜주고 싶다”는 남자친구의 절절한 고백이 내레이션으로 깔렸다. 남자친구가 한달 반 동안 밤잠 안 자가?편집기술을 익혀 만든 것이었다. 경영컨설턴트 홍성배(32)씨는 특기를 살린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으로 결혼에 성공했다. 평소 애정 표현에 인색한 편이었던 그가 하트 풍선이 가득한 방 안에서 연애 기간 찍은 사진들에 쓴 사랑의 고백과 음악을 깔아 보여주자 여자친구는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8. 상큼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살아 숨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프러포즈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티켓박스에서 일하는 여자에게 청혼하면서 반지를 동전처럼 토큰 접시에 놓거나(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실에 반지를 맨 후 실매듭을 풀어 손가락으로 굴러가게 하는 방법(영화 <스텝맘)) 등은 이미 고전. 긁으면 남자 이름이 나오는 즉석복권을 만들어 주거나, 인생계획표를 서류결재판에 넣어 여자의 사인을 요구하는 등 귀엽게 어필하는 경우들을 응용해볼 만하다.
9. 결정적인 한마디를 날려라
“네가 나를 바보처럼 바라볼 때 코 끝에 생기는 주름을 사랑해. 너와 온종일 지내고 난 후 내 옷에 밴 너의 향수 냄새를 사랑해. 그리고 내가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인 너를 사랑해.”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나오는 이 대사는 프러포즈의 최고 명대사로 꼽힌다. 여자의 흉중에 꽂힐 촌철살인의 한마디를 준비하라. 정 쑥스럽다면 “오늘부터 너는 내가 접수한다” 같은 유머러스한 버전이라도 괜찮다.
10. 즉답 재촉은 금물
프러포즈는 할 때만큼이나 고백 후의 매너도 중요하다. 고백 후 즉답을 들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김혜정 듀오 대표는 “조급하게 대답을 재촉하기보다 상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라며 “설사 실패했더라도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남 과 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재혼男女 왜 `예쁜 여자 - 돈 많은 남자` 더 따질까? (0) | 2009.01.14 |
---|---|
[스크랩] 연애할 때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 (0) | 2009.01.14 |
[스크랩] (0) | 2009.01.14 |
[스크랩] 섹스는 감동이다. (0) | 2009.01.14 |
[스크랩] 섹스는 최고의 피로회복제 (0) | 2009.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