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화,민화,문양

[스크랩] 나비문양 이야기

bizmoll 2013. 12. 31. 09:22

나비 蝶
행복. 아름다움. 배우자. 부부의 금실. 예보. 불법. 외로움. 풍류. 부활. 영혼. 태양(서양)

“어떻게 해서 모란꽃에 향기가 없고, 개구리 우는 것으로 변이 있다는 것을 아셨사옵니까.”
왕이 대답했다. “꽃을 그렸는데 나비가 없으매 그 향기가 없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것은 당나라 임금이 나의 배우자가 없는 것을 희롱한 것이다.”
-「삼국유사」 권1 기이1 [선덕왕제기삼사 ] 중에서

그럴듯한 춘화(春畵)조차 구하기 어렵던 시절, 꽃에 앉은 나비를 보며 남녀간의 비밀스런 춘정(春精)을 떠올리던 것이 우리의 에로티시즘이다.
그래서 어여쁜 여인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남자의 마음을 빗대어 ‘꽃 본 나비 담 넘어가랴’ 라고 했고, 남녀의 정이 깊어 죽을 위험도 무릅쓰는 경우를 가리켜 ‘꽃 본 나비 불을 헤아리랴’ 라고도 했다.

자유롭게 노닐며 꽃을 찾아다니는 나비의 자태는 기쁨의 상징으로서 그려지고, 읊어지고, 또 수놓아졌다.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단연 호랑나비가 으뜸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호랑나비의 화사함이 좋은 징조를 상징했기 때문이다.

호랑나비의 화려한 날개를 표현하기 위해 그 문양도 복잡하고 정교했음은 물론이다.
나비 문양은 그 본래의 상징성에 걸맞게 주로 부부의 이불깃이나, 가구, 보자기, 혼례 의상 등 남녀가 같이 거처하는 장소를 장식하거나 혼례용 물품에 널리 사용되었다.
또한 정교하게 만들어진 나비매듭은 여성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한껏 높여주었다.

“나비야 청산을 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가자, 가다가 길 저물거든 꽃잎 속에서 자고 가자, 꽃잎이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라도 자고 가자”
라는 민요가 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오월 단오에 부채를 만드는데, 기생이나 무당이 만든 부채에는 나비 그림이 많았다 한다.
꽃잎이 푸대접하면 잎에서라도 자고 가고픈 마음. 기생이나 무당이라고 이런 마음이 달랐겠는가.

또한 조선시대에 유행한 초충도(草蟲圖)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나비이다.
신사임당과 같은 사대부댁 부인뿐만 아니라 남계우, 신명연 등 남성 선비들에게도 널리 사랑 받은 나비 그림은 엄격한 유교윤리 속에서도 식지 않고 남아 있는 남녀간의 애정을 조심스레 드러내 보여준다.
한편으로 나비는 참외나 호박, 땅콩 등의 덩굴식물들과 함께 그려지기도 했는데, 이 경우 줄기와 뿌리가 끊임없이 뻗어나가며 꽃을 피우는 덩굴식물은 자손의 번창과 연생(連生)을 의미하고, 그 주변을 나는 나비는 장생(長生)을 뜻하기도 하였다.

글_김형진<발췌:디자인진흥원>


나전포도무의함. 조선시대

호접무늬 장석
능화판. 조선시대
침상향낭. 조선시대.
출처 : colorplaying
글쓴이 : tex100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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