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콜리어 <릴리트>
1887년, 캔버스에 유채, 200×104,
사우스포트 앳킨슨 미술관 소장
릴리트는 서양 예술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제인 여성의 파괴적인 힘(팜므파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다.
유대 신화 속에 나오는 릴리트는 태초에 이브가 생겨나기 전 아담의 여자였다.
릴리트는 온 몸이 매력덩어리여서 특별한 유혹의 기술이 필요치 않았다.
그저 얼굴만 보이고 있어도 빠져들 정도로 매혹적인 여자, 릴리트는
정숙한 아내의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담을 악에 빠지게 한다.
이에 신은 릴리트에게 벌을 내려 악마로 변하게 한 뒤 낙원에서 추방해 버린다.
그리고 아담의 갈비뼈로 만든 이브를 새롭게 선사한다.
릴리트의 신화 가운데에 그녀가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고자 아담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잡아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릴리트는 사탄에 가까운 여자로 묘사한다.
그림에는 나체의 릴리트가 커다란 뱀을 몸에 감고 황홀경에 빠져있다.
이 처럼 매혹적인 누드와 사탄의 상징인 뱀을 한 쌍으로 묵은 것은 여성에 대한 갈망과
악마의 유혹에 대한 거부를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서다.
(여성의 천사와 사탄의 야누스적인 모습)
남자를 유혹하는데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이 당시에 아담 말고 다른 남자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잔인하게 남자를 파멸에 이끄는 여자로 표현했던 낭만파 시인 키츠의 <라미아>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이 매혹적인 그림을 그렸다.
키츠의 <라미아> 시에서 릴리트를 황금빛과 초록빛
그리고 청색의 무늬가 있는 뱀으로 비유했는데
콜리어는 릴리트가 뱀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통해 릴리트의 사탄 이미지를 표현했다.
여성의 존재가 양면성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빅토리아 시대의 산물이다.
여성은 가정에서만 그 존재가 인정되었던 시절에 남자를 유혹하고
파탄에 이르는 여자의 대명사가 릴리트다.
그는 릴리트를 남자들이 원하지만 거부하고 싶은 여자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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