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정착한 고흐는 가난한 화가들이 많이 모여 살던 몽마르트(Montmartre)의 언덕과 그 풍경을 그려 나간다.
여기에서 베르나르(Emile Bernard, 1868~1941)와 러셀(John Russell, 1858~1931),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 등을 만나 교류하게 된다.
바람 이는 풍차(Le Moulin de la Galette),
Oil on canvas, 1886,
Kroller-Muller Museum, Otterlo, Netherlands
파리에 도착하자 고흐는 "프랑스의 공기는 나의 생각을 맑게 해주어 작업을 더없이 훌륭하고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편지에서 적고 있다. 베르나르와 가깝게 지내면서 그의 고향 풍경을 그리기도 하였고, 더 많은 색채를 보게 되었으며, 파리로 돌아오자마자 함께 전시회를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이때부터 파리의 지붕과 몽마르트의 풍차들을 그리면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색채와 인상주의 회화의 분위기, 살아 움직이는 역동성, 그리고 이를 넘어선 실존적 의미의 붓질도 볼 수 있다.
지느러미 모양의 풍차 날개(Le Moulin de Blute-Fin),
Oil on canvas, 1886,
Bridgestone Museum of Art
당시의 배경이 된 이 몽마르트는 채석장이 있던 마을이었는데, 위 그림은 그런 풍경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아래의 들판과 흙을 검붉게 채색하였을 뿐만 아니라 분할된 화면 위 쪽 반 이상을 회색빛 하늘로 굵고 어지럽게 붓질하여 어두운 구름이라도 몰고 올 듯한 당시의 하늘과 날씨를 짐작하게 한다.
바람 이는 풍차(Le Moulin de la Galette),
Oil on canvas, 1886,
Public collection
그의 작품 활동 10년 가운데 첫 번째 전성기인 전반기에는 데생과 수채화에만 전념하였으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뚜렷한 윤곽과 강렬한 색채의 효과를 통하여 주제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애썼던 시기였다.
반면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제작된 이 그림에서는 그런 특징을 볼 수 없다.
지평선 아래로 보이는 나무와 들풀들은 땅과 하나가 된 듯하며, 푸른 색채의 하늘 위로 그려진 나무와 잎새조차 하늘과 하나가 된 듯 인상적인 윤곽만을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푸른 빛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바람이 마치 하나가 된 듯 휘몰아치고 있는 형상을 굵은 붓질로 표현하여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까마귀 떼 역시 최소한의 속도감 있는 검정색 선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구름 사이로 날아가 사라지는 원근감을 주고 있어 실제로 보이는 대기보다 더 넓고 시원하게 느껴지며, 말년에 그렸던 "까마귀가 나는 밀밭 풍경"을 연상시킨다. 특히 풍차 아래로 덧칠된 붓질은 뚜렷하고 신중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이러한 회화양식은 20세기 회화, 특히 표현주의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몽마르트의 채석장과 풍차(Montmartre: the Quarry and Windmills),
Oil on board, 1886,
Van Gogh Museum, Amsterdam
몽마르트의 채석장과 풍차(Montmartre: the Quarry and Windmills),
Oil on canvas, 1886,
Van Gogh Museum, Amsterdam
그가 그린 그림은 표현주의적인 동시에 상징주의적이며, 그리는 방법은 자연스럽고도 본능적인 것이었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자연의 어떤 효과나 분위기를 포착하기 위하여,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격렬하게 그렸던 것이다.
부드러운 사선과 곡선으로 그려진 지평선과 초록색 풀밭 아랫 쪽 채석장의 붓질은 비교적 굵고 부드럽게 표현되었다. 그러나 캔버스를 찌를 듯 매우 빠르고 역동적인 질감을 보여주고 있어 그림 전체에 안정감과 운동성을 부여하고 있다.
풍차의 위 쪽으로 밝게 표현된 하늘의 구름도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듯 굵은 붓질로 부드럽게 표현하였다. 왼쪽으로부터 오른쪽으로 먼 원근감을 주어 강조한 구름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으며, 풍차에서 불어나오는 바람인 양 무척 강하고 시원하게 느껴진다.
'서 양 화 (명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렘브란트 Van Rijn Rembrandt (1606~1669) (0) | 2013.08.24 |
---|---|
[스크랩] 라파엘로 - 아테네 학당 (0) | 2013.08.24 |
[스크랩] 조르조네 GIORGIONE (0) | 2013.08.24 |
[스크랩] 보티첼리..영원한 비너스, 시모네타 (0) | 2013.08.24 |
[스크랩] 렘브란트 - 야경 The Nightwatch (0) | 2013.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