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화,민화,문양

[스크랩] 까마귀 문양 스토리

bizmoll 2013. 12. 31. 09:24

까마귀 烏
태양의 화신. 신의 사자. 무질서. 흉조. 부정. 간신. 남성. 효도

이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에 광채가 없었다. 일관(日官)이 왕께 아뢰길,
“해와 달의 정기가 우리나라에 내려 있었는데 이제 일본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이러한 괴변이 생기는 것입니다”
하고 아뢨다.
-「삼국유사」 권1 기이1, [연오랑세오녀] 중에서


까마귀의 어원은 ‘가마고리’로, 이는 단순히 ‘검은 새’라는 뜻이다. 중국 고문헌 「회남자(淮南子)」에 보면, “해 속에는 웅크리고 앉아 있는 까마귀가 있고 달 속에는 두꺼비가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어떤 연유로 검은 까마귀가 태양의 본질을 상징하는 서조(瑞鳥)가 되었을까? 여기에 대한 유력한 대답은 태양의 흑점이다.
1,600여년 전 황사로 하늘이 흐려져 태양을 맨눈으로 볼 수 있었던 어느날, 중국의 한 천문학자는 태양 표면에 있는 이상한 점을 관찰하고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태양은 붉은 색이었고 불과 같았다. 태양 내에 3개의 다리가 있는 까마귀가 있었는데, 그 모양이 뚜렷하고 분명하게 보였다. 5일 후에 그것은 없어졌다.”

옛날에 태양이 10개나 떠서 사람들이 타죽고 산천초목이 타들어가자, 요임금은 예를 시켜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게 하였다.
태양이 떨어진 자리에는 거대한 황금색 세 발 까마귀가 화살에 꽂혀 죽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묘사한 한나라 때의 석각(石刻)에는 거대한 나무에 태양 대신 까마귀가 주렁주렁 열린 모습이 새겨져 있다.

모든 닭이 금계(金鷄)가 아닌 것처럼, 모든 까마귀가 다 삼족오(三足烏)인 것은 아니다.
태양의 상징으로서의 삼족오 도상은 주로 일찍부터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은 고구려 고분벽화나 고분에서 발견된 관장식에서 발견된다.
해와 달의 정령으로 알려져 있는 신화 속의 인물인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이름 속에도 까마귀의 편린이 남아있다.

그러나 고대 이후로 태양의 정기를 의미하는 까마귀의 상징성은 서서히 잊혀져 갔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까마귀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까마귀 울음소리는 죽음의 불길한 징조인데, 이렇게 된 이유는 까마귀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신의 사자이며, 그 중에서도 주로 나쁜 소식을 알려주는 사자이기 때문이다.
신라 소지왕에게 간통과 반역의 음모를 알려준 것도 까마귀요, 저승 사자로부터 받은 적패지(赤牌旨)를 잃어버려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죽어가게 한 장본인도 까마귀이다.
제사를 지내고 난 후 젯밥을 대문 앞에 놓아두면 저승에 있는 조상에게 음식을 가져주는 이 역시 까마귀이다. 이렇게 보면 까마귀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임무를 띤 새이고 사람들이 이 새에게 뒤집어씌운 악감정은 까마귀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인 것이다.

글_유나영<발췌:디자인진흥원>


각저총 현실천장벽화

고구려 금동투조금구. 삼국시대.
출처 : colorplaying
글쓴이 : tex1004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