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장풀
달개비는 그늘진 풀밭이나 길가 냇가의 습지에서 잘 자라고 진한 하늘색 꽃이 닭볏을 닮았다고 달개비
라고 부르는데 닭의장풀이라고도 한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쓴다. 열을내리는 효과가 크고 이뇨작용을
하며 당뇨병에도 쓴다 한다. 꽃으로는 옷감에 물을 들이기도 하고,봄에는 나물로도 먹는다.
진한 하늘색 꽃잎과 샛노란 꽃가루 주머니가 어울려 곱고도 곱다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에 나온 글을 옮겨 적어 본다.
"낮익은 풀꽃이지? 그래. 달개비야,혹은 닭의장풀 이라고도 하지. 우리나라 어디서나 흔히 볼수 있는 한
해살이풀.요즘은 운동시간이 되면 제일 먼저 운동장 구석으로 달려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요 녀석들
을 들여다 본다. 보면 볼수록 귀엽고 재미있는 놈. 귀가 큰 미키마우스를 닮은 놈. 마구 뻣어 가다가 마
디가 땅에 닿기만 하면 금방 뿌리를 내리고 계속 뻣어가는 생명력."
"담백하고 맛이좋아 풍뎅이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은놈. 나는 처음에 커다란 두 개의 꽃잎이 꽃받침이고, 가운데 노란색의 쬐꼬만 십자화 세 개가 꽃인 줄 알았더니 그게 모두 수술이라고 하더구나. 참으로 희한한 꽃이다. 암술 한 개에 수술이 여섯 개인데 수술 모양이 각기 다른것은 아마 이꽃밖에 없을꺼야. 그중에 꽃가루가 있는 것은 암술을 호위하고 있는 보리밥알 같은 수술 두 개뿐이다."
"그렇담 마치 꽃모양으로 벌려있는 나머지 수술 네 개가 하는 일은 무얼까? 창조주가 쓸데없는 것은
결코 만들어 내지 않았을 텐데.....그렇다! 밋밋한 꽃잎 두 장만으로는 벌과 나비를 유인하기가 힘들
다고 생각되어 그런 변화를 준 게 틀.림없어"
" 이놈이 어떤 때는 꽃받침 하나에 꽃 두 송이를 한꺼번에 피우기도 하는데(보통은 하나가 지고 나서
다른 하나가 핌),이렇게 층을지어 한꺼번에 피어있는 모습이 마치 생쥐 두 마리가 담장 밖을 내다보
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우리 달개비는 훨씬 청초하고 꽃도 희한하지. 또 나물은 무쳐 먹을 수도
있고.헌데 그놈은 물 건너 왔다고 멋진 화분에 담겨 호강 하는데, 우리 달개비는 뒤꼍에 제멋대로 뻗어
나가다 함부로 짓밟히는구나. 그 꼴을 보고 있자니 슬그머니 심통이 나더라구 이곳에서는 운동장에서
달개비를 꺽어다 사이다 병에 담아서 방에 넣아둔 사람도 있단다."
ㅡ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41,42쪽 ㅡ
자세히 보니 달개비도 흔하고 박주가리도 흔하다
달개비꽃 / 홍해리
마디마디
정을 끊고
내팽개쳐도
금방
새살림 차리는
저 독한 계집
이제는
쳐다보지도
말도 않는다고
말똥말똥 젖은 눈
하늘 홀리는
저 미친 계집.
시집, '봄, 벼락치다'2006 중에서
황대권님은 달개비를 놈으로 표현하고...
홍해리님은 계집으로 표현하고 ...
달개비가 히한하고 신비스런 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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