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통나무주택의 단열
통나무주택의 단열
1) 통나무집의 단열
통나무집, 겨울에 춥지 않은가
필자의 시범주택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통나무집이 겨울에 과연 춥지 않습니까?’하고 묻는 것이다.
통나무집이 여름에 시원하다는 말은 겨울에 따뜻하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통나무는 그 자체가 뛰어난 단열재이기 때문이다. 나무 조각을 현미경으로 보면 마치 솜이불처럼 수많은 미세 기공(氣孔)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기공들은 cellulose(섬유소)와 함께 겹겹이 쌓여 거대하고도 뛰어난 단열 구조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나무는 대체로 콘크리트의 10배, 알루미늄의 1000배에 이르는 단열효과를 갖고 있다.
나무는 살아있는 에너지 탱크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단열재는 에너지를 차단하는 능력만 있다. 그러나 나무의 단열 구조는 이와는 다른 매우 독특한 기능을 갖고 있다.
나무의 수많은 기공들 하나하나는 주위의 열과 습기를 저장했다가, 주위의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따라 서서히 방출하거나 저장하는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통나무집을 ‘에너지 탱크’라고 하는 것이다.
다만, 통나무 자체가 아무리 좋은 단열 건축재라 해도 원목의 상태에 따라, 집의 구조나 건축 공법 그리고 시공 기술에 따라 그 효과는 매우 달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여름에 시원한 통나무주택
우리나라의 기후는 겨울과 여름의 온도차를 나타내는 대륙도(大陸度)가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단열의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큰 나라에 속한다. 단열의 의미는 겨울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 역시 단열효과이다.
여름에 통나무집이 시원한 이유는 단순히 나무의 단열효과만은 아니다. 통나무집은 외부의 열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도 하지만 통나무집만의 특별한 건강 냉방의 기능을 갖고 있다.
통나무집은 주위 온도가 높아지면 나무에 있는 천문학적 숫자의 수많은 기공이 커지면서 갖고 있는 습기를 방출하게된다. 이때, 증발되는 습기는 주위의 온도를 빼앗아 온도를 떨어뜨리는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마치 뜨거운 여름철, 마당에 물을 뿌리면 시원해지는 것이나 더울 때 세수를 하면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무의 갈라짐이 많으면 단열효과가 적다
통나무집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된 미국, 캐나다, 혹은 유럽 국가들에서는 대체로 통나무집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해가 있다.
그 한 가지가 나무가 갈라지고 틈새가 생기는 현상에 대한 인식이다. 통나무집이 그들의 역사와 함께 해 왔던 유럽 혹은 미국인들은 나무가 갈라지는 것(Crack)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너그러운 반면, 통나무집이 낯선 우리의 인식은 좀 까다로운 셈이다. 아무튼 균열의 정도가 심하면 단열과 뒤틀림의 기술적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서양의 통나무집은 다른 건축양식과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그들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60년대 입산 금지를 하고 나무 집을 짓지 못하게 하였다. 그 후, 우리는 온통 시멘트로 지어진 집만 보게 되었다. 나무 집은 눈에서 멀어지고 마음에서도 멀어져 버렸기 때문에 낯선 집이 되어 버렸다.
통나무집에서 갈라진 틈의 크기가 4m/m 까지는 갈라짐으로 보지 않는다. 이 정도까지는 단열 효과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는 원래 약 70% 정도의 수분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10Kg짜리 생나무(green wood) 한 토막이 있다면, 이것이 완전히 건조되면 3Kg까지 가벼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의 피부처럼 나무도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수축되는데, 이때 수축 비율은 둘레 방향이 약 8%, 직경 방향이 약 4%가 되어 그 불균형 때문에 갈라지게 되는 것이다.
즉, 둥근 쪽 표면이 넓을수록 많이 터지고 틈새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나무는 건조와 가공 기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원목의 중심점에서 방사선의 균열이 생기게 된다. 갈라진 틈은 원목이 굵을수록 더 크고, 그 때문에 나무가 굵은 만큼의 단열 효과를 충분히 얻지 못할 수가 있다.
이것은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나무가 건조되면서 생기는 수축 때문에 생기며, 그 이유는 나무의 중심을 통과하는 직선 방향과 표면을 형성하는 둘레 방향의 수축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습기가 빠지면서 나무가 갈라지는 것은 가뭄 때 논바닥이 갈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굵은 원목을 사용한 통나무집일수록 갈라지는 정도가 클 수밖에 없다. 굵은 만큼의 단열효과를 얻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하다.
갈라짐을 방지하는 기술
갈라진 틈 사이가 크고 깊을수록 실내의 온기와 외부의 냉기가 가까이에서 열 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갈라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스위스나 핀란드에서는 이런 나무의 성질을 이용, 갈라짐을 줄이는 공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즉, 수축이 큰 둥근 면을 없애고, 수축 방향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원목의 중심을 피해서 한 쪽으로만 사용함으로써 갈라지려는 대칭(對稱)된 응력(應力)을 한쪽 방향으로 모아 균열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기술을 사용해서 시공한 결과 약 95%이상의 갈라짐(crack) 방지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시공한 대부분의 통나무 벽에서 갈라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통나무집이라는 기존 상식의 눈으로는 경이로운 것이다. 물론 최적의 건조와 가공 기법이 더하여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오늘날 크랙 방지와 효과적인 단열을 위해서 통나무집은 두 가지 공법으로 발전되고 있다.
첫째, 균열이 많은 나무 자체의 물성(物性)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혹은 내부에 별도의 단열 구조를 별도로 결합시키는 방법이 있다.
둘째, 앞서 소개한 원목의 중심을 제거한 재단과 결합 방법을 과학적으로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최선의 건조와 가공 기술로 균열을 최소화시키는 방법이다.
스위스 같은 높은 산악 지형에서는 이 두 가지 방법을 결합시킨 완전한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과학적인 방법을 좋아하는 스위스에서의 통나무집은 통나무의 두께를 최소화하여 균열을 없애고 단열 효과를 확실히 하는 쪽으로 발달하는 추세다.
과학적인 공법과 시공기술, 그리고 단열과 견고성의 효과까지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쪽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田
2) 2중 벽 단열(Double wall, Insulation)
우리는 70년대 오일쇼크라는 것을 경험했다. 몇몇 메이저기업에 의해 주도되던 석유시장의 지배구조는 아랍세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도권에 의해 무기화 된 모습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유전은 국유화되고 공급은 시장경제 원리보다 정치적 역학관계에 의해서 좌우되기 마련이고 이러한 구조적 갈등은 크고 작은 중동전으로 이어지고 그때마다 원유 값은 춤을 추게 되는 것이다.
몇 차례의 석유 파동은 우리에게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경각심을 깨우치기에 충분하였다. 이후 세계 각 국은 에너지 절약 기술의 개발과 에너지낭비에 대한 정책에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고, ‘에너지 절약’은 20세기 후반부 인류의 새로운 화두가 되어 산업체제는 에너지 절약체제로 전환되고 대부분의 건축물도 에너지절약을 위한 단열시공이 의무화되기 시작했다.
에너지파동을 겪으면서 통나무집은 한층 더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에너지파동을 겪으면서 통나무집은 자연 친화 소재라는 것 외에 우수한 에너지 효율성이라는 또 다른 시각에서 한층 더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것이 세계적으로 통나무주택의 보급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 보급이 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여파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세계적인 통나무주택회사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에너지효율을 더욱 높인 통나무주택 시스템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2중 벽 단열은 장방형 통나무를 사용하는 통나무집에 적합하다
단열구조는 대부분 2중 벽(Double wall) 구조를 이용한 단열시스템으로 회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훌륭한 효과를 얻고 있다. 다만 둥근 통나무(Round log)를 사용하는 통나무집에는 2중 벽 구조의 설치가 적당하지 않고 장방형 통나무(Rectangular log)를 사용하는 통나무집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즉, O형 통나무 벽은 둥근 벽면의 굴곡에 따라 적당한 단열재로 충진하기가 쉽지 않으며, 또 2중 벽을 만든다 하여도 벽면이 너무 두꺼워지기 때문에 적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둥근 통나무를 사용한 통나무집은 굵기에 비해서 유효 단열면적이 좁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 부분에서는 장방형 통나무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얇은 나무사이에 단열재를 충진해서 O형 혹은 장방형 통나무모양으로 성형해서 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높은 단열효과와 함께 변형이 없는 통나무주택이 될 수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가 있다.
영하 15℃ 이하로 내려가는 곳에는 2중 단열 벽을 권한다
통나무집은 자체의 훌륭한 단열능력 때문에 건축비용의 증가와 에너지비용의 절감에 대한 경제성을 고려해서 겨울 최저 기온이 영하 15℃ 안팎인 지역에서는 홑벽(Single wall)을 권하며, 필요한 경우, 예를 들면 북쪽이 트여있어 찬바람에 노출되는 부분적인 곳에만 2중 단열을 하여 건축비를 절약할 것을 권한다. 물론 겨울 온도가 영하 15℃ 이하로 내려가는 곳에는 2중단열 벽을 권한다.
스위스 같은 곳은 기후특성상 대부분 2중단열 벽을 채용한다. 그대신 통나무 벽체 두께를 최소화하여 약 10%정도가 더 소요되는 2중 벽 건축비용을 상쇄시킨다. 어차피 2중단열 벽을 만들기 때문에 필요이상 굵은 통나무 벽을 하여 건축비를 더 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단히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난방을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이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 이 같은 사실을 돌이켜 보면 겨울은 좀더 겨울답고 여름은 여름답게,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사는 것도 건강한 삶과 에너지 절약이라는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2중 벽의 단열 소재로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스티로폼이나 유리솜(Glass wool)을 사용할 수가 있다.
스티로폼을 사용할 경우 틈새를 완전히 메워주는 것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틈 사이는 테이프로 막아주거나 폴리우레탄 폼(Polyurethane foam)으로 빈틈을 메워주어야 단열효과를 확실히 살릴 수 있다.
유리솜(Glass wool)은 가장 보편적인 소재로 목조주택이나 스틸하우스의 단열재로도 널리 쓰인다. 불연재(不燃材)로서 화재안전성이 매우 뛰어나다. 다만 공해문제와 발암물질(發癌物質) 논쟁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사용 시 확실한 인식과 판단이 필요하다.
또 다른 단열재료로 난연성(難燃性) 화섬이 신소재로 출시되고 있다. 높은 흡음성과 단열성이 유리솜에 근접하고있으며, 유리솜에 비해 작업안전성이 높으며 발암 시비가 없어 좋으나 다만 가격이 약간 비싼 것이 흠이다.
유럽에서는 신문지 같은 폐지를 이용해서 만든 종이솜 형태의 단열재를 많이 사용한다. 판재의 형태로 쓰거나 잘게 부수어 작은 알갱이로 2중 벽체의 단열 충진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물론 환경 친화적인 단열재이면서도 난연 가공을 하여 화재에 대한 안전성을 높였다. 단열효과나 방음효과 또한 매우 훌륭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산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
그 외에도 세라믹 울(Ceramic wool)은 발암물질로 사용이 금지된 석면(Stone wool)의 대체 용품으로, 모든 물성이 석면이나 유리솜과 많이 유사하다.
또 다른 2중 벽의 단열 방법으로 현장에서 직접 발포제를 벽체에 분사하는 방법이 있으나 비용이 매우 높고 시공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형건물이나 장소에 여유가 없으면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수직재(Studs)는 미끌림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통나무 벽체에 단열재로 충진하면 내벽을 마감하게 되는데 이때 통나무 벽체에 간격 유지를 위한 수직재(studs)를 부착해야 한다. 두께는 단열재의 두께와 같게 하고 수직재 간격은 60~80cm전후면 충분하다.
이때 수직재는 통나무 벽체의 수축 안정화(Stabilization)에 대비해서 미끌림 구조가 되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직 부재가 미끌림 구조가 되지 못하면 통나무 벽체의 정상적인 안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틈새가 벌어지고 그 여유로 인해서 뒤틀리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나무집의 단열 두께는 50m/m 정도면 적당하다고 할 수 있으며 지형에 따라 혹은 기호에 따라 가감하여도 무방하다.
확실한 원리에 입각한 시공을 한 통나무집의 2중 벽 구조는 에너지절약과 더불어 한층 발전된 형태의 통나무집을 제공해 쾌적한 생활 환경을 즐길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田
■ 글 정인화(발미스코리아 통나무주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