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집(토담집)짓기

[스크랩] 석유 문명에서 한 발짝 비켜서기 / 로켓 스토브

bizmoll 2013. 4. 27. 10:21

석유 문명에서 한 발짝 비켜서기

 

로켓 스토브

 

-지금 필요한건 앞을 내다보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라 뒤를 돌아보는 에피 메테우스의 지혜와 성찰이다-

 

인류가 처한 에너지 위기를 경고하며 ‘석유정점’ 에 대해 이야기해왔던 리처드 하인버그의 ‘미래에서 온 편지’에서는 인류가 의존하고 있는 석유가 모두 바닥이 났을 때 그것이 석유의 정점이 아닌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의 정점임을 말하고 있다. 연료로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어느덧 깊숙이 파고들어 와서 그것의 원료가 석유인지조차도 모르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보통 슈퍼에서 파는 껌조차도 원료가 ‘초산 비닐’이라는 것인데 이 또한 원유 추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로 만드는 아세틸렌에다 초산을 반응시켜서 얻는 것이다. 옷이나 신발, 일상용품, 의약품등 원료로 쓰거나 만드는데 동력으로 쓰이는 석유. 과연 우리들 생활 속에서 석유를 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될까. 미래의 지구인들이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았다고 원망을 하기 전에 우리들 삶을 조금씩 바꾸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그런 이들의 고민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로켓 스토브다.

 

 

 

여러 종류의 로켓스토브

 

로켓스토브란 나무를 태워서 쓰는 화목장치인데 나무가 타면서 생기는 모든 열기가 흙벽이나 흙바닥, 흙침대 등의 열저장장치에 저장되는 것이 전통 구들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연기와 함께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많은 양의 열기를, 연도(연기가 빠져나가는 길, 연통)를 길게 하여 열을 통과·저장하도록 개발한 시스템이다. 화구가 수직으로 돼있어 밑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타도록 고안돼있다. 나무가 타면서 화구로부터 빠르게 공기를 빨아들여서 불기와 함께 수평으로 연결된 화로를 통과한다. 다시 뜨거운 불기와 공기는 단열 처리된 내부 연통으로 빨려 올라간다. 이때 드럼통 안에 이중 구조로 단열 처리된 연통은 뜨거운 공기를 빨아들이는 강력한 장치가 된다. 이것이 로켓스토브의 비밀이다. 이 연통을 통과한 열기가 드럼통을 통과하면서 천천히 실내로 열을 복사하고 이것이 수평으로 깔아놓은 긴 연도(구들 고래와 비슷)로 밀려들어간 다음 연통을 통해 연기가 빠져나간다(네이버카페 ‘흙부대 생활기술 네트워크’ 참조).

 

요즘엔 스테인리스나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캠핑용 로켓스토브가 시판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시골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만들어 써보길 권하고 싶다. 만드는 방법이 그리 어렵지도 않거니와 연료 대비 화력 또한 기대치 이상이다. 백운면에 살고 있는 정선웅씨는 드럼통을 이용해 로켓 스토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메주를 쑤거나 잼을 만들거나 할 때 아주 요긴하게 썼어요. 긴 시간 가스를 써야 하는 것들이잖아요. 예전에 손님들이 많이 왔을 때도 닭 여섯 마리를 한꺼번에 삶았는데 화력이 좋으니 시간도 절약되고 여러모로 좋더라고요” 정선웅씨의 로켓스토브 예찬이다. 또한 정씨는 “많은 사람들이 로켓스토브를 만들어 쓰면 좋겠어요. 특히 시골에선 마을별 행사가 몇 번씩 있잖아요. 이럴 때 쓰면 좋을 텐데… 군에서 마을지원 사업으로 하나씩 만들어 줘도 의미가 있을 것 같구요” 라며 로켓스토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을 아쉬워하며 많이 보급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다.

 

로켓스토브의 원리를 이용해서 난방 장치를 만들 수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로켓메스히터’이다. 아직은 실험 단계 인지라 보완해야 하는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부귀면 평화마을 ‘만나공동체’에 가면 로켓스토브와 함께 로켓메스히터를 볼 수가 있다. 이곳의 촌장격인 최종수신부의 말에 따르면 3.8평의 방에 시공을 했는데 시공할 당시엔 불이 잘 들어가고 바닥에 깐 수평연통도 아주 뜨거웠다고 한다. 그런데 “중간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지 바닥 중앙이 따듯하지 않아요. 좀 더 가동을 해봐야 원인을 알겠지만 현재로선 연기도 잘 빠지고 불도 잘 들어가는 것 같아요” 라며 세심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태양열 에너지를 비롯해서 현재 대체 에너지로 개발되어 있는 많은 것들이 비용이나 기술면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많이 있다. 그것에 비해 로켓스토브는 원리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권할만하다. 사진에서와 같이 재료나 형태 등 여러 가지로 응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로켓메스히터처럼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시도와 연구, 보완이 계속된다면 효율적인 난방기구가 실용화 되는 것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의 정점에서 비켜나고 싶으면 우리 생활을 전체적으로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석유로 농사를 짓고 이동을 하고 문화생활을 하고 있는 이 시대에 로켓 스토브를 만들어 쓴다는 것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다.

 

출처 : 작은놀부 입니다
글쓴이 : 작은놀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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